고산리 제2호분의 남쪽 가까이에 있는 토분으로 직경 약 48척의 방대형을 이루고 있고 그 높이는 8척 6촌이다. 분정(墳頂)에는 깊이 3척 정도의 도굴 구멍이 있고 마을 노인의 말에 의하면 옛날 도굴 때 벽화를 보았다고 한다. 따라서 조사에 착수하였는데 찾아낸 곽실에는 단청(丹靑)의 흔적을 조금도 인지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평면이 매우 평범한데다가 천장을 잃은 네 벽만 있을 뿐이었다. 파괴된 선반받침(持送), 천장 등의 용재인 거석 수 개가 실내에 떨어져 중첩되어 있어서 움직일 수 없다. 연도의 천장석도 2개 중 1개는 양쪽 벽을 눌러 현저히 경사지고 현실 입구의 미석도 상실되어 문의 돌은 한쪽은 격파되고 한쪽은 실내를 향해 넘어지려는 위험한 상태에 있다. 이와 같이 매우 심한 참상을 나타내고 있어 실망하였다. 이 석실은 정남(正南)으로부터 서쪽으로 치우쳐 35°의 방위에 주축을 둔 것으로 현실은 넓이가 북쪽 벽 8척 1촌 5분, 서쪽 벽 9척 2촌 5분이고 현존하는 네 벽의 가장 높은 곳은 바닥에서 4척 5촌에 지나지 않는다. 바닥은 분정에서 약 8척 밑에 있고 큰 돌 위에 작은 돌을 빈틈없이 깔아 기초를 이뤘다. 그 위에 1촌 5분 두께로 회반죽을 입혔다. 남쪽 벽 중앙에 폭 3척 1촌의 입구를 열었다. 그 길이는 3척이고 2장의 돌문을 세워 연도와의 경계를 구분 지었다. 돌문은 폭 1척 8촌, 길이 5척, 두께 3촌 5분이고 그 나눈 표면(割り肌)에 회반죽을 칠하였다. 연도는 폭이 입구보다도 약간 넓고 높이는 약 5척 6촌, 길이 9척 정도이다. 1척 전후의 돌과 회반죽으로 전 길이를 채워서 안의 돌문을 막아 본래의 상태를 살핀 것을 기록할 수 있다. 발굴 때 현실 배토(排土) 안에서 방형두(方形頭)의 쇠못, 철대(鐵？) 그 밖에 3, 4의 금동금구 세소편(細小片) 등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