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육원에 미군들이 선물을 나눠주고 위문하고 있다. 고아들의 얼굴은 경직되고 호기심어린 표정이다. 두 미군병사가 아이들을 안고 있고, 사진 속 흰저고리를 입고 머리를 쪽진 여인은 이승만 대통령의 권유로 원장직을 맡게 된 50대 초반의 황온순 원장이다. 황 원장은 황해도 연백 출신으로, 한국 고아들의 어머니로 불리었다. 제주에 한국 최대의 한국보육원이 탄생한 것은 한국전쟁으로 서울에서 속속 생겨난 1000여 명의 고아들이 1951년 12월 제주로 수송되면서였다. 제주도민들은 한국보육원을 가리켜 UN의 지원으로 설립되었다고 해서 ‘UN고아원’ 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고아 수송에는 수송기 16대가동원되었고, 수용장소인 제주농업학교까지 미군트럭에 나눠 수송되었다. 이들은 연령에 따라 천막과 교실 등에 분산 수용됐으며, 사무실 . 의무실 . 창고 . 취사장 등이 임시 마련되었다. 이 보육원에는 이승만 대통령의 방문도 있었다.